가짜 뉴스 이야기 Mesnevî-yi İctimâî

2017년 터키에서 4월에 있는 개헌 국민투표와 연말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대통령 선거라는 터키 정치 지형을 결정할 두 중대 사건의 윤곽이 잡힘에 따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안보 분야에서 허위 및 과장 보도를 내놓는 등의 프로파간다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터키 정부의 장려책에 따라 대다수의 터키 중대기업에게 방위산업은 예전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은 건설업에 대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방위 및 군사기술 관련 전문 작가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공 신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에르도안 정권의 의도가 겹쳐지면서 과장 및 허위 보도가 난무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허위 및 과장 보도 사례는 2016년 12월부터 급증했으며, 대체로 '100% 터키제 무기와 방산품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터키의 방산업에서의 대외의존도가 30%로 감소했으며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 세계가 독립적이고 국제적이며 새로운 프로젝트와 혁신을 끊임없이 내놓는 급성장하고 있는 터키의 방위 산업을 부러워한다.' 따위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례로 한 기사는 '지구를 뒤흔드는 우리의 국산 무기'라는 제목을 내걸고 세계가 터키의 방산업 프로젝트에 놀라고 있다고 보도한다. 이처럼 자칭 '세계를 뒤흔드는' 프로젝트의 사례로는 터키 최초의 국산 프리깃함과 세계 최초의 유도 헬리콥터 미사일이라고 하는 자벨린, 그리고 유럽에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던 로마를 사정범위 내에 포함하는 보라 미사일이 있다. 또한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인 아키트에서는 2017년 1월 16일 구경 35mm에 사정거리가 약 4km에 달하는 코르쿠트 저고도방공체계를 보도하면서 '핵폭탄도 막을 수 있는 군사전자기기'라고 했다.

안보분석가 투란 오우즈는 알모니터의 취재에 이 같은 터키 매체에서의 터무니없는 안보 뉴스 난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양질의 안보 및 방위 관련 기자와 편집자의 부족을 들었으며, 또한 터키 방산업의 PR이 허위 뉴스의 만연함에 일조하고 있다고 했다. 오우즈는 "터키의 각 미디어 그룹은 망설이지 않고 무분별하게, 후일 자신이 속한 사상 집단이 보게 될, 의도적으로 불확실하고 주관적인 보도를 윤색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한 방위업체의 간단한 연구개발이 친정부 성향 언론에서 '터키 공학자가 중요한 우주과학기술을 개발하다'라는 표제 하에 일면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뉴스 보도가 인기를 끎에 따라 일부 세속주의적인, 혹은 보다 진지한 성향의 언론들도 이에 편승할 필요를 느낀다. 그 일례로 한 일간지에서는 '아타튀르크의 특수항공정보부대'라는 완전히 날조된 기사를 내보내면서 1922년 터키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장교단을 특선하여 '앙카 10 T001 K' 드론 감시 프로젝트를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현재 앙카 드론을 생산하는 업체는 자신의 브랜드를 아타튀르크와 연계하고 특수한 PR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방산업 관련 허위 및 과장보도 사례는 비단 친정부 언론에 국한되어 있지 않으며 반정부 성향의 매체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다. 아르다 메블뤼톨루는 터키에서 드문 방산업 및 군사기술 전문가로, 자신의 트위터에 '꾸미기 탐지'를 제공하며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과장됐거나 거짓된 보도를 밝히고 있다. 메블뤼톨루 역시 오우즈와 마찬가지로 방위 및 안보 관련 보도에서의 허위 및 과장보도의 원인으로 '지성 부족'을 꼽는다. 메블뤼톨루는 "군사 관련 주제는 언제나 많은 터키인으로부터 관심을 끌곤 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한데 그 중에는 무기에 대한 관심, 우리 문화에서의 군인과 군대, 그리고 터키가 금수 조치 하에 있었을 적에 겪었던 다소 씁쓸한 트라우마적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친정부 및 반정부 매체와 조사원들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과장된 기사를 쓸 때 그 트라우마를 떠올립니다. 한 신문이 '우리는 우리 국적 항공사를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할 때 다른 신문은 '비행기는 국산이지만 부품들은 모두 수입산이다.'라고 합니다. 양 쪽 모두 어느 정도 진실를 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터키 매체의 방산업과 관련된 과장된 보도는 냉전 시기 국방 및 안보 메커니즘과 정책 일체가 NATO의 관리 하에 놓였던 터키가 21세기에도 그 유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반증한다. 메블뤼톨루는 군부 관료가 국방 및 안보 문제 일체를 총괄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어 "이 같은 군에 대한 의존은 양질의 학문적인 인재와 매체의 발전을 가로막았고 결과적으로 가짜 뉴스의 확산에 일조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12년 동부 지중해 상공에서 우리 RF-4E 정찰기가 격추됐을 때로, 관련 공무원과 매체, 그리고 자칭 전문가 모두 무엇이 일어난 것인지 신뢰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2017년 2월 기준으로 시리아 밥에서 교착 상태에 놓여있는 상태인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 대한 보도 역시 마찬가지로 과장 및 허위 보도의 양상을 띠고 있으며, 예컨대 작전 첫 날 일부 언론은 '특수 장갑된 레오파르트 2A4'가 전장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독일에서 중고로 들여온 레오파르트 2A4는 노후화되었고 시리아에서 큰 손상을 입은 바다.

터키 방위산업이 2010년에서 2015년 동안 유의미한 성장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로는 침체를 겪고 있다. 그리고 현재 터키 사회는 지식인의 부족, 연구 개발을 위한 자금의 부족, 혁신의 부족, 과도한 정치화, 그리고 잘못된 프로젝트로 인해 촉발된 작금의 침체를 어떻게든 만회하고자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이다.

터키군은 강군이다. 터키는 2016년 GFP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으며, 중동 국가로서는 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국가다. 하지만 지난 상기한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서 터키군은 온갖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전술을 보여주다가 결국 처절하게 패하면서 국제사회에 망신살을 단단히 뻗쳤다. 이 같은 터키군의 작태는 이글루스에서도 몇 차례 소개된 바 있다. 터키군의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서의 실패는 '군사강국' 터키군의 이면에 있는 실태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양적으로는 상당한 규모를 보유한 만큼 총력전에서는 타 중동 국가에 비해 우위를 지니지만 질적으로 봤을 때에는 위에서 언급된 장비의 노후화, 군사적 인재의 부족, 군의 정치화 등 여러모로 삐걱거리는 것이 터키군의 현실이다. 그리고 현재의 터키 언론의 군사 분야에서의 프로파간다성 과장 및 허위 보도는 이에 더해서 터키군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도를 무너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국군의 현실도 사실 터키군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물론 군의 정치성 여부라던가 장병 복지 수준 등 그 세부적인 양상은 매우 다르지만, 지역강국으로서 양적으로는 강군이지만 질적으로는 전체적으로 서서히 곪아가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은 양국 군이 해결해야 할 공통의 과제다. 특히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을 둘러싼 안보 지형이 불확실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군이 장병 복지, 내무 부조리, 방산비리, 그리고 낮은 신뢰 등 산적되어 있는 문제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국가는 돈으로 낼 수업료를 피로써 지불해야만 할 것이다.

덧글

  • 유월비상 2017/02/12 00:18 #

    누가 형제의 나라 아니랄까봐 비슷한 문제를 갖고있군요. (먼산)

    그나마 한국군이 정치화가 덜하고, 무기가 현대화된 편이고, 한국전쟁이라는 큰 전면전 경험이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겠습니다.
  • Abdülhazret 2017/02/12 00:47 #

    한편 장병의 복지 수준이나 군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등 터키가 우리나라보다 더 나아 보이는 점도 있는 만큼 결국에는 둘 다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유월비상 2017/02/12 00:51 #

    제가 알기로 터키도 사병월급 수준이 별로입니다. 생활수준 감안했을때, 이쪽으로 최악인 한국이랑 비슷한 수준입니다.
    http://bluediscus.egloos.com/7264126

    또 군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선, 한국은 민주화를 이루고 선진화되었기 때문에 군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터키는 군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말씀하신대로 군에 대해 가짜뉴스 수준의 기사가 넘쳐나고, 내부 부조리나 부패는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지요. 군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는 한이 있어도, 감시와 견제를 통한 비판이 제대로 되는게 낫습니다.

  • Abdülhazret 2017/02/12 11:38 #

    생각해보니 옳으신 말씀입니다. 터키인 지인 분의 말씀을 바탕으로 한 것이긴 한데, 터키 경제가 요즘 상황이 안 좋은 것도 있고 하니 그것까지 감안하면 둘 다 도토리 키재기 하는 셈이겠습니다. 적절한 지적에 감사합니다.
  • 제트 리 2017/02/12 19:14 #

    터키도 골치 아픈 상황 이군요...... 저런 군대가 열 손가락 안에 꼽다니 참.....
  • Abdülhazret 2017/02/12 19:34 #

    통계라는 건 맹목적으로 믿을 건 못 된다는 반증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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